CIO — 연준 9월 금리인상과 미국 재무부 국채 바이백: 워싱턴의 두 손이 반대로 당기는 금리, 서울에는 할인율로 온다

코스피는 이번 주 화요일 하루에 3.99%를 내줬고 오늘 오후 2시 4분 6,706.90(+1.94%)으로 그 절반을 되찾고 있다(데스크 실측). 같은 사흘 동안 원/달러 환율은 1,359원까지 내려와 1년 2개월 만에 가장 강한 원화를 찍었고, 국고채 10년물은 4.367%로 미국 10년물 4.79%보다 0.42%포인트 낮은 곳에 있다. 한국 투자자의 세 자산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이 그림의 원인은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에 있다. 미국 재무부는 9월 9일부터 장기 국채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씩 되사들이며 장기금리를 누르기 시작하고,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15~16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은 시장 가격으로 잭슨홀 연설 뒤 66%까지 올랐다가, 어젯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발언에 50% 안팎으로 내려와 있다. 같은 정부의 두 손이 금리 곡선의 양 끝을 반대 방향으로 당기고 있다. 오늘 밤 9시 30분 미국 8월 고용, 다음 주 9월 11일 8월 소비자물가, 그리고 9월 17일 새벽 3시 FOMC 결정과 새 점도표 — 열이틀 안에 이 줄다리기의 첫 판정이 난다.

워싱턴의 두 손 — 한 손은 사고, 한 손은 올린다

먼저 사는 손이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8월 18일 사상 처음 40조 달러를 넘었고, 같은 날 3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이후 19년 만의 최고인 5.33~5.34%를 찍었다. 다음 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0~20년물과 20~30년물 구간의 ‘유동성 지원’ 바이백 회당 상한을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다음 분기 국채 발행 계획이 나오는 11월 4일까지다. 재무부의 공식 설명은 장기 구간에 “일관되게 강한 매도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 유동성 통로를 넓혔다는 것이지만, 데스크는 2주 전 칼럼에서 이 조치를 “금리 19년 고점 다음 날 배관공을 두 배로 늘린 것”으로 읽었다. 이 손은 바이백만 쥐고 있지 않다. 재무부는 시장성 국채 가운데 만기 1년 이하 단기채의 비중을 22% 안팎(4월·7월 기준 21.7~21.8%)까지 올렸다.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가 권고해 온 15~20% 범위의 상단을 넘어선 수치다. 장기채를 덜 찍고 단기채를 더 찍으면 장기 구간의 공급 부담이 줄어 장기금리가 눌린다. 그리고 7월 30~31일에는 일본과 함께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엔화 매수 공동 개입에 나섰다 — 1조 달러 넘는 미 국채를 보유한 일본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팔아야 하는 상황을 막는, 국채 시장 방어의 우회로였다.

이제 올리는 손이다. 8월 28일 잭슨홀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취임 100일 첫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의 12개월 상승률이 3.7%, 6개월 상승률은 4.1%라고 짚었고, 지난 12개월 동안 PCE 바스켓의 54%가 3%를 넘게 올랐다고 했다. 그리고 문장 하나를 남겼다. “우리는 기저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를 향해 분명하게, 그리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할 일이 있다.” 금융 여건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했고, “단기 정책금리가 두 가지 책무를 달성하는 주된 도구”라고 못 박았다. 동시에 그는 “나는 결정이 아니라 규율에 헌신한다”며 시점은 예고하지 않았다. 시장은 예고 없이도 읽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9월 인상 확률은 연설 전 34~35%에서 연설 직후 57%, 8월 31일 66.1%로 올라갔고, 정책금리에 가장 민감한 미국 2년물 금리는 8월 27일 4.20%에서 9월 2일 4.39%로 0.19%포인트 뛰었다. 바클레이스는 9월과 12월 두 번 인상해 연말 4.00~4.25%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 확률이 되돌아온 것은 3일(현지시간)이다. 월러 이사가 로이터 행사에서 “최근 지표들은 마침내 물가 상승 둔화의 일부 징후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2주간 지표에서도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현 수준 유지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하자 9월 인상 확률은 63%에서 48~50%로 내려왔고 2년물은 4.32%, 10년물은 4.74%로 밀렸다. 다만 그도 “8월 지표에서 둔화가 일시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나면 9월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문을 열어 뒀다. 연준 안에서도 손이 갈린다 — 1일 마이클 바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는다면 단호하게 올려야 한다”고 했다.

이 두 손이 우연히 어긋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7월 28~29일 FOMC는 3.50~3.75% 동결을 9대 3으로 가결했다. 베스 해맥(클리블랜드)·닐 카시카리(미니애폴리스)·로리 로건(댈러스) 세 지역 연은 총재가 25bp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 2016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매파 세 명이 같은 방향으로 반대한 회의였다. 그보다 앞선 6월 경제전망에서 위원들은 올해 말 PCE 물가 전망을 2.7%에서 3.6%로 0.9%포인트 올리고 정책금리 중앙값을 3.75~4.00%로 올려 ‘연내 한 번 인상’을 기본 경로로 적었다. 점을 제출한 18명(워시 의장은 점을 내지 않았다) 가운데 9명이 인상, 8명이 동결, 1명이 인하였다. 재무부가 장기금리를 눌러야 할 이유(부채 40조 달러, 순이자 1조 달러)와 연준이 단기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PCE 3.7%, 65개월 연속 목표 상회)는 같은 경제에서 동시에 자라났다.

재정우위란 — 금리를 정하는 손이 바뀌는 순간

여기서 하나만 정의하고 간다. 재정우위(fiscal dominance)는 정부 부채와 이자비용이 너무 커져서,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 물가가 아니라 정부의 상환 능력에 의해 제약되는 상태를 말한다. 통화정책이 재정정책에 종속되는 것이다. 겉으로는 중앙은행이 독립적으로 금리를 정하지만, 실제로는 금리를 올릴 때마다 정부 이자가 얼마나 늘고 그 부담을 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지가 결정의 상한선이 된다. 미국이 이 단어를 마지막으로 진지하게 꺼낸 것은 1951년 재무부-연준 어코드 때였다. 연준은 1942년 전시 조달을 위해 단기 국채 0.375%, 장기 국채 2.5%에 금리를 묶어두는 재무부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그 페그를 깨뜨린 것은 한국전쟁이 불러온 인플레이션이었다. 1951년 3월의 합의로 연준은 금리 결정권을 되찾았다. 그로부터 75년 뒤, 연방정부의 순이자 지급은 2025 회계연도 9,704억 달러에서 2026 회계연도 1조 달러(의회예산국 2월 전망)로 늘어 국방비를 넘어섰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하나다 — 재정우위 국면에서는 금리가 물가 지표만이 아니라 재무부의 조달 구조에 의해 움직이므로, 금리를 예측하려면 연준의 문장뿐 아니라 재무부의 발행 계획을 함께 읽어야 한다.

단기채 22%의 자기모순 — 인상 한 번이 재무부 이자로 되돌아오는 회로

두 손의 충돌이 왜 자기모순이 되는지는 산술로 보인다. 단기채는 몇 달 안에 만기가 오므로 정부는 그 부채를 계속 새 단기채로 갈아타야 하고, 갈아탈 때의 금리는 연준의 정책금리를 거의 그대로 따른다. 단기채 1조 달러당 기준금리 25bp 인상은 연 25억 달러의 추가 이자다. 시장성 부채의 22%를 단기채로 채운 재무부에게 연준의 9월 인상은 물가 대책이 아니라 이자 청구서다. 장기채를 줄이고 단기채를 늘려 장기금리 발작을 막은 대가가, 정책금리 한 칸에 재정 전체가 즉시 노출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데스크가 이 구조를 ‘자기모순 회로’로 부르는 이유는, 재무부가 장기금리를 누르려고 단기채를 더 찍을수록 연준의 인상이 재무부에 더 비싸지고, 그래서 재무부가 연준에게 인하를 더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는 종속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준금리를 1% 이하로 내리라고 반복해서 요구하고 연준 이사 해임 카드까지 꺼낸 것(리사 쿡 이사 해임 소송은 대법원까지 갔다)은 이 회로의 정치적 표현이다.

연준 쪽 대차대조표도 이 회로를 끊어주지 못한다. 연준 총자산은 6조 7,370억 달러, 은행 지급준비금은 2조 8,900억 달러다. 연준은 지준 부족으로 2019년 9월식 단기자금시장 발작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매달 400억 달러의 단기 국채를 사들였고(지준 관리 매입), 8월 14일 이후 그 매입은 0으로 멈춰 있다. 워시 의장은 잭슨홀에서 “돈이 중요하다 — 우리는 중앙은행이 만드는 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차대조표를 줄이고 싶은 의장과, 지준을 채우기 위해 단기채를 사야 했던 연준과, 단기채로 조달을 옮긴 재무부가 같은 만기 구간에서 만난다. 연준이 자산을 팔아 긴축하면 민간이 소화해야 할 국채가 늘어 장기금리가 다시 뛰고, 그것은 재무부가 바이백으로 누르려는 바로 그 금리다.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8월 25일 “베선트는 채권시장과의 싸움에서 질 것”이라고 쓴 것은 이 회로의 출구가 재무부 쪽에 없다는 판단이었다.

금리 곡선이 말하는 것 — 단기는 연준을, 장기는 재무부를 믿었다가

두 손의 힘겨루기는 금리 곡선에 그대로 찍혀 있다. 잭슨홀 직전인 8월 27일 미국 2년물은 4.20%, 30년물은 5.19%로 둘의 차이는 0.99%포인트였다. 9월 2일 2년물은 4.39%(+0.19%포인트), 30년물은 5.27%(+0.08%포인트)로 차이는 0.88%포인트로 좁혀졌다. 단기 끝은 연준의 인상을 가격에 넣었고, 장기 끝은 그 절반도 오르지 않았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잭슨홀 현장에서 이 그림을 그대로 읊었다 — 워시 연설에 “단기 국채금리는 오르고 장기채 금리는 하락하다가 소폭 상승”했다며, 시장이 “평소엔 반기지 않을 메시지인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안도했다”고 했다. 연준이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시장이 믿으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내려와 장기금리가 덜 오른다는 교과서적 반응이고, 재무부의 바이백 예고가 장기 끝을 받친 효과도 겹쳐 있다.

그런데 사흘 뒤 장기 끝은 재무부의 손에 잡혀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9월 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이틀 만에 다시 충돌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0달러를 다시 넘었다. 미국 10년물은 장중 4.82%로 2년 10개월 만의 최고를 찍었고 30년물은 5.27%로 되돌아왔다. 충격은 미국에서 끝나지 않았다. 일본 10년물이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었고, 영국 30년물은 5.89%로 1998년 이후, 독일 10년물은 3.34%로 2011년 이후 최고였다. 유가가 물가 기대를 밀어올리고, 물가 기대가 연준 인상 기대를 키우고, 인상 기대가 각국 장기금리로 번지는 하루였다. 회당 40억 달러의 바이백이 시작되기도 전에, 32조 달러 국채 시장의 장기 끝은 재무부가 아니라 호르무즈와 물가 지표가 정했다. 그리고 3일(현지시간, 한국시간 4일 새벽) 월러 이사가 물가 둔화가 이어지면 9월 동결을 지지하겠다고 말하자 미국 10년물은 4.74%, 30년물은 5.23%로 내려왔고, 그것이 오늘 코스피 반등의 간밤 재료였다. 열흘 사이 장기금리를 움직인 것은 바이백 규모가 아니라 연준 인사 두 명의 문장이었다.

서울에 도착한 청구서 — 환율이 아니라 할인율로

한국이 이 충돌을 어느 문으로 받는가. 교과서와 소스 리서치의 답은 환율이다 —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가 강해지고, 원화가 약해지고, 한국은행이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원치 않는 인상을 강요받는다는 경로다. 데스크의 실측은 그 문이 지금 닫혀 있다고 말한다. 미국 10년물이 8월 19일 4.65%에서 9월 2일 4.79%로 오르는 동안 원/달러 환율은 1,397원에서 1,359원으로 내려왔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 9,114.55를 찍은 6월 22일의 1,537원과 비교하면 석 달 사이 180원 가까이 원화가 강해진 것이다. 달러지수는 99 안팎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므로 이것은 달러 약세가 아니라 원화 고유의 강세다. 이유는 수출 계좌에 있다. 8월 수출은 982억 5,000만 달러(전년 대비 +68.7%)로 역대 세 번째, 반도체 수출은 466억 5,000만 달러(+209.0%)로 사상 최대였고 무역수지는 347억 5,000만 달러 흑자였다. 그 달러가 은행을 거쳐 한국은행에 쌓여 8월 말 외환보유액은 4,422억 8,000만 달러로 한 달에 143억 3,000만 달러 늘었다 — 월간 증가로는 사상 최대다. 신 총재가 4,500억 달러 대미 투자(투자 3,500억 + 에너지 구매 1,000억의 합산)가 원화 재급락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답한 배경이 이 숫자다.

환율 문이 닫혀 있다면 충격은 다른 문으로 들어온다. 수급의 눈으로 보면 그 문은 외국인의 반도체 계좌다. 9월 2일 코스피는 273.08포인트(-3.99%) 내린 6,562.72로 마쳤다. 외국인이 1조 9,196억 원, 기관이 2조 437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이 2조 3,028억 원을 받았다. 외국인 매도 1조 9,196억 원 중 1조 4,014억 원이 삼성전자(005930) 3,330억 원과 SK하이닉스(000660) 1조 684억 원, 두 종목이었다. 이날 국내 증시에 반도체 업황 뉴스는 없었다 — 증권가가 꼽은 배경은 미국 10년물 4.8%, WTI 90달러, 일본 10년물 3%였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48.4%(9월 3일 기준)를 차지하는 두 종목은 이익이 먼 미래에 있는 성장주가 아니라 이번 분기 이익이 검증되는 종목인데도, 외국인은 글로벌 할인율이 뛰는 날 가장 크고 가장 유동적인 계좌부터 줄였다. 리스크 관점에서 이것은 한국 시장의 구조적 노출이다 — 지수의 절반이 두 종목이면, 두 종목의 외국인 비중 조정이 곧 지수의 변동성이다.

같은 날 지수의 하단을 받친 것은 기타법인 창구의 1조 6,504억 원 순매수였다. 삼성전자의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매입과 SK하이닉스의 소각용 매입이 이 창구로 잡히고, 이 순매수는 9월 3일까지 12거래일 연속이다. 외국인이 할인율 때문에 파는 물량을 회사 자신이 사들이는 구조 — 지난달 칼럼에서 데스크가 적은 대로 마진은 두 회사에 남고 금리는 모두에게 청구되는 회로의 수급 버전이다. 오늘 오후 2시 4분 실측으로 외국인은 5,010억 원 순매수로 돌아섰고 기관 1조 1,139억 원, 기타법인 1조 3,076억 원이 함께 사는 사이 개인이 2조 9,225억 원을 팔고 있다. 삼성전자는 25만 7,000원(+2.80%), SK하이닉스는 166만 7,000원(+4.45%)이다. 화요일에 팔린 것이 금요일에 다시 사들여지는 이 되돌림의 간밤 재료는 월러 이사의 비둘기 발언이었다. 즉 이번 주 코스피의 화요일 -4%와 오늘 +2%는 모두 워싱턴의 두 손 사이에서 나온 문장에 붙어 있었다.

채권 쪽 문은 반대 방향으로 열려 있다. 국고채 10년물은 9월 2일 글로벌 쇼크에 3년물이 0.052%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반응했지만 다음 날 3년물 3.888%(-0.042%포인트), 10년물 4.367%(-0.051%포인트)로 되돌렸다. 미국 10년물 4.79%보다 0.42%포인트 낮은 한국 10년물은, 기준금리 3.00%와 미국 3.50~3.75%의 격차 0.75%포인트를 감안해도 한국 장기채가 미국의 기간 프리미엄 확대를 그대로 수입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원화 강세와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가 그 완충이다. 요약하면 미국의 두 손 충돌은 한국에 세 개의 다른 신호로 도착한다 — 환율은 강세, 채권은 완충, 주식은 직격. 그리고 직격을 받는 곳은 지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두 종목의 외국인 계좌다.

한국은행의 계산 — 두 번 올려 좁힌 0.75%포인트의 시간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두 번 올려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를 상단 기준 1.25%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좁혔다. 연준이 9월 16일 25bp를 올리면 격차는 1.00%포인트로 되돌아가고, 바클레이스의 경로대로 12월에 한 번 더 올리면 1.25%포인트 — 한국은행이 첫 인상을 하기 전인 7월 초 수준으로 복귀한다. 두 번의 인상으로 벌어 둔 격차 축소분이 넉 달 안에 소진되는 시간표다. 한국은행 점도표는 그 시간표를 이미 전제하고 있다. 8월 27일 공개된 21개 점 가운데 3.25%에 10개, 3.50%에 6개가 찍혔고 현 수준 3.00%는 5개였다. 위원 대다수가 6개월 안에 한두 번 더 올릴 것으로 본다는 분포다. 다음 금융통화위원회는 10월 22일 — 9월 FOMC 결과와 새 점도표를 5주 동안 소화한 뒤 열린다.

그런데 신 총재의 잭슨홀 발언은 한국은행이 연준을 ‘따라가는’ 중앙은행이 아니라 연준에 ‘재촉하는’ 중앙은행임을 보여줬다. 그는 워시 연설이 “7월 때와는 차이가 크다… 9월 회의 인상에 대해 상당히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연준의 대응에 대해 “가급적 호미로 막아야 되는데 필요하면 가래로라도 막아야 한다”고 했다. “물가가 65개월간 목표치를 상회했으면 자체적인 상승 모멘텀이 붙은 것… 이제 행동에 옮겨야 할 때”라고도 했다. 소스 리서치는 이 말을 환율·부동산 방어 의지로 옮겼지만 실제 대상은 연준이었다. 한국은행이 두 번 올린 뒤 연준의 인상을 재촉하는 이유는 격차의 산술에 있다 — 연준이 올리지 않으면 한미 격차 축소가 원화 강세를 더 밀어 수출 물가를 누르고, 연준이 올리면 격차는 벌어지지만 물가의 글로벌 원천(유가·미국 수요)이 식는다. 한국은행에게는 후자가 덜 나쁜 조합이다.

국내 쪽 명분도 얇지 않다. 8월 소비자물가는 3.1%로 7월 2.8%에서 올랐다. 지난해 통신비 할인의 기저효과 0.58%포인트를 빼면 2.5% 안팎이지만, 식료품·에너지를 뺀 근원물가는 3.4%로 3년 3개월 만의 최고다. KB 조사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에 1.14% 올라 16개월 연속 상승했고 평균 가격은 16억 원을 넘었다. 2분기 말 가계신용은 2,019조 8,0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 원을 넘었다. 신 총재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정확히 반대 방향의 비유를 썼다 — “금리로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금융취약성지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데 물가와 달리 호미로 못 막으면 가래로도 못 막는다.” 물가는 지금 올려서 막을 수 있지만 부동산은 금리로는 늦었다는 경고다. 이 두 문장을 합치면 10월 22일의 계산이 나온다. 연준이 9월에 올리면 한국은행은 격차와 근원물가 두 이유로 3.25%를 꺼낼 명분이 생기고, 연준이 동결하면 원화 강세가 한 번 더 한국은행의 시간을 벌어준다. 어느 쪽이든 2,020조 원 위에 얹히는 금리의 청구서는 7월 칼럼에서 적은 대로 반도체 밖의 51.6%에 먼저 도착한다.

데스크의 판단

첫째, 국면 규정. 지금 미국 금리는 연준 한 곳이 정하지 않는다. 장기 끝은 재무부의 단기채 편중과 바이백이 누르고, 단기 끝은 연준의 인상 기대가 밀어 올린다. 8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2년물 +0.19%포인트, 30년물 +0.08%포인트의 평탄화가 그 흔적이다. 다만 이 평탄화를 재무부의 승리로 읽는 것은 오독이다 — 9월 1~2일 유가와 지정학이 장기 끝을 5.27%로 되돌린 것은, 바이백이 가격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사는 도구라는 2주 전 결론의 실측 확인이다. 데스크는 이 국면을 ‘두 손의 충돌’로 규정하되, 충돌의 승자가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본다. 거시의 눈으로는 연준의 손이 더 무겁다 — 단기채 22%는 인상 한 번마다 재무부를 더 아프게 만들지만, 그 아픔이 연준의 결정을 늦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워시는 “결정이 아니라 규율”이라고 했고, 시장은 66%로 답했다가 월러의 문장에 50%로 되돌렸다. 연준 안에서도 손이 갈린다는 뜻이고, 그래서 다음 열이틀의 지표가 결정을 대신 쓴다.

둘째, 한국 전이 경로의 정정. 이번 충돌이 한국에 오는 문은 환율이 아니라 할인율과 수급이다. 원화는 미국 금리 상승 중에 1년 2개월 최강이고, 그 힘은 반도체 466억 달러의 수출 계좌에서 나온다. 반면 코스피는 미국 10년물 4.8%에 하루 -3.99%를 내줬고 그 절반 이상이 시총 48.4%의 두 종목에서 나온 외국인 매도였다. 이 경로는 원화가 강할수록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 환율이 한국은행을 재촉하지 않는 대신, 외국인의 반도체 계좌가 글로벌 할인율에 즉각 반응하는 유일한 통로로 남기 때문이다. 반증 조건을 적어 둔다. 미국 10년물이 4.8%를 넘어 머무는데도 외국인이 두 종목을 순매수하거나, 반대로 원/달러가 1,400원을 다시 넘어 환율 문이 열리면 이 독해는 수정되어야 한다.

셋째, 시간표. ① 오늘 밤 9시 30분 미국 8월 고용 — 6월 비농업 5만 7,000명과 7월 실업률 4.1%의 냉각이 이어지면 인상 확률은 더 내려오고, 워시가 말한 “완전고용에 부합하는” 노동시장이 확인되면 올라간다. 두 갈래 모두 월요일 코스피의 시초가에 먼저 찍힌다 ② 9월 9일(현지) 확대 바이백 첫 집행 — 회당 40억 달러가 실제로 채워지는지, 30년물이 5.3%를 다시 위협하는지 ③ 9월 11일 밤 9시 30분 8월 소비자물가 — 7월 3.4%(근원 2.5%)에서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가가 FOMC 직전 마지막 물가 지표이고, 월러 이사가 고용보다 무게를 두겠다고 한 숫자다. 8월 PCE는 9월 30일, 결정 이후에 나온다 ④ 9월 17일 새벽 3시 FOMC 결정과 새 점도표 — 6월의 ‘연내 1회’가 ‘2회’로 바뀌는지, 그리고 워시가 이번에는 점을 내는지 ⑤ 10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 격차 1.00%포인트와 근원물가 3.4%가 3.25%를 꺼내게 하는지 ⑥ 11월 4일 재무부 분기 발행 계획 — 바이백 확대가 연장되고 단기채 비중이 22%를 넘어가는지가 자기모순 회로의 깊이를 알려준다. 두 손이 반대로 당기는 줄의 한가운데에 한국 투자자의 계좌가 있다. 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든, 먼저 흔들리는 것은 환율이 아니라 지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두 종목의 외국인 잔고다.


본 칼럼의 미국 통화정책 수치는 연방준비제도 결정문(7월 29일)·6월 경제전망·워시 의장 잭슨홀 연설 원문(8월 28일), 재무부 조치는 8월 19일 재무부 보도자료, 금리는 연준 H.15(9월 2일 종가)와 CME 페드워치 보도 기준이다. 한국 수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결정(8월 27일)·산업통상부 8월 수출입 동향·국가데이터처 8월 소비자물가·연합인포맥스 국고채 시세(9월 3일) 기준이며, 코스피·종목·투자자별 매매 수치는 9월 4일 오후 2시 4분 데스크 실측으로 장중 수치라 이후 달라질 수 있다. 9월 인상 확률은 시장 가격에서 역산한 값이지 예측이 아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판단은 데스크 자체 분석으로, 인용 기관의 견해가 아니다. 본 칼럼은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라 구조적 시황 진단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