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 미국 고용 쇼크와 일본 금리 1% 시대: 채권으로 들어오고 주식에서 나가는 돈의 방향

지난 금요일 밤 9시 30분, 한국 투자자들이 주말을 앞두고 장을 덮은 시각에 미국 노동부의 7월 고용보고서가 나왔다.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마이너스 2만 3,000명. 시장이 기대한 플러스 8만~10만 명을 뒤엎는 숫자였고, 5월과 6월 수치마저 합산 10만 3,000명 하향 조정됐다. 월요일인 오늘 코스피는 6,299.66으로 0.65% 오르며 일단 숨을 골랐지만, 이 숫자가 뒤집은 것은 하루짜리 방향이 아니다. “미국의 성장은 견고하고, 그래서 금리는 높게 유지된다”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금리 질서의 전제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미국이 흔들리는 사이 일본은 31년 만의 1% 금리 시대로, 한국은 3년 6개월 만의 인상으로 각자의 길을 갔다. 오늘 칼럼은 세 갈래로 갈라진 통화정책의 지도를 그리고, 그것이 한국 시장에 만들어 놓은 돈의 두 갈래 — 채권으로 들어오는 돈과 주식에서 나가는 돈 — 를 해부한다.

미국 — 인상을 말하는 연준, 인하를 기다리는 시장

먼저 거시의 눈으로 미국을 본다. 불과 두 달 전인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는 정책금리를 3.50~3.75%로 만장일치 동결하면서도, 점도표(위원들의 금리 전망 분포)는 시장의 인하 기대를 뒤엎고 ‘연내 1회 인상'(중간값 3.875%)으로 상향하는 매파적 서프라이즈를 냈다. 더 구조적인 신호는 장기 중립금리 추정치가 3.00%에서 3.125%로, 약 10년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는 점이다. 인공지능발 생산성 향상에 따른 잠재성장률 상향(1.8%→2.0%)과 고착화된 재정적자를 반영해, 과거의 초저금리 시대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판단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 가이던스가 두 달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7월 고용의 마이너스 전환은 단발 노이즈로 읽기 어렵다. 표면 실업률은 6월 4.2%에서 7월 4.1%로 오히려 내렸지만, 이는 구직 단념자가 늘며 경제활동참가율이 61.5%에서 61.4%로 떨어진 데 따른 착시에 가깝다. 업종별로도 지방정부 교육에서 약 5만 개, 소매업에서 1만 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인공지능 도입과 구조조정에 노출된 금융·사무직 고용은 4년 내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고용보고서 발표 후 시장의 연내 인상 기대는 빠르게 후퇴했고, 하반기 인하 재개 기대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연준의 말과 시장의 가격이 정면으로 어긋나는 국면이다.

문제는 연준이 시장을 따라가기도 어렵다는 데 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3.2% 올라 물가 목표 2%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고, 중동 전쟁 장기화 속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0달러대 후반에서 80달러 안팎을 오간다. 성장은 식는데 물가 압력은 남아 있는, 스태그플레이션 초입의 딜레마다. 채권시장은 이 딜레마를 수익률 곡선의 가파른 기울기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정책 기대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금리는 8월 들어 4.2% 안팎까지 눌린 반면, 10년물은 4.6~4.7%대 고공권을 지킨다. 단기는 인하를 기다리는데, 장기는 연 2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 국채 물량을 소화하는 대가로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내년 5월 파월 의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지명된 케빈 워시 차기 의장 후보가 ‘금리는 내리되 양적긴축은 지속’이라는 이례적 조합을 예고하고 있어,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하반기 내내 시장 변수로 남을 것이다.

일본 — 31년 만의 1% 금리, 그리고 두 나라의 환율 공조

두 번째 갈래는 도쿄다. 일본은행은 6월 16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1.0%로 올렸다. 1995년 이후 31년 만의 1%대 금리다. 정책위원 9명 중 7명이 찬성한 이 결정의 배경은 엔저가 밀어 올린 물가다. 5월 일본 기업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6.3% 상승해 3년 2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고, 소비자물가가 3%를 돌파할 수 있다는 내부 경고가 잇따랐다. 7월 말 회의에서 금리는 1.0%로 동결됐지만, 우에다 총재는 전망대로면 계속 올리겠다는 매파적 신호를 분명히 했다.

통화정책만이 아니다. 일본 외환당국은 4월 말부터 한 달간 약 11조 7,350억 엔(약 112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엔 매수 개입을 단행했고, 그래도 엔저가 잡히지 않자 7월 말에는 미국 재무부가 함께 엔화를 사는 공동 개입까지 나왔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약 30년 만의 미·일 환율 공조다. 실제 엔/달러 환율은 7월 중순 162엔대에서 지난 금요일 158엔대까지 내려왔다. 낙폭 자체는 완만하지만, 공조 개입 이후로는 일관된 엔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리스크 관점으로 시선을 바꾼다. 저금리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는, 차입 금리가 오르고 엔화가 강세로 돌면 청산 압력을 받는다. 시장이 이 조합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기억 때문이다. 2년 전인 2024년 8월 5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직후 닛케이지수가 하루 12.4% 폭락하고 코스피도 8.77%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블랙 먼데이’가 있었다. 이번 공조 개입 직후 국내외 언론이 일제히 그날을 소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데스크는 기억과 실측을 구분하고자 한다. 이번 7월 말~8월 초의 코스피는 공포의 재현이 아니라 극단적 변동성 확대를 보여줬다. 7월 23일 7,096.89까지 반등 고점을 높였던 지수는 7월 28일 하루 10.84% 급락했고 이튿날 5.98% 더 밀렸지만, 7월 31일에는 반대로 17.91% 치솟는 역대 최대 상승률로 6,595.45까지 되돌렸다. 8월 들어서도 3일 -5.12%, 6일 -4.58%의 급락일과 5일 +3.76%의 반등일이 교차했다. 방향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진폭이 커진 것, 이것이 엔 캐리 변수가 현재 한국 시장에 만들고 있는 실제 모습이다. 청산이 본격화될 경우 유동성이 풍부한 코스피 대형주가 우선 매도 대상이 되는 구조는 2년 전과 같으므로, 이 변수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대기 중이다.

한국 — 물가·가계부채·집값이 부른 2.75%

세 번째 갈래는 서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만장일치 인상했다.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재개된 긴축이다. 명분은 셋이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목표 2%를 크게 웃돌았고, 1분기 가계신용이 1,993조 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수도권 집값이 연율 10%에 달하는 오름세를 보였으며,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 전망이 당초 2.6%에서 2.9% 안팎으로 올라서며 긴축을 감당할 기초 체력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금융불안지수(FSI)가 17.2로 ‘주의 단계’에 진입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내수 부진의 부담을 안고도 금융불균형 차단을 택했다.

리스크 데스크가 주시하는 것은 이 긴축의 청구서가 도착할 곳이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와 대출 총량 규제로 차주의 한도가 줄었고, 다주택자의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막혔다. 무엇보다 올해 만기가 집중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뇌관이다. 2023~2024년 위기 국면에서 만기 이연으로 버텨 온 사업장들이 금리 인상과 조달 비용 상승을 다시 맞았고, 증권사·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최대 32조 원 규모의 추가 부실 가능성이 경고되고 있다. 기준금리 2.75%는 숫자로는 완만하지만, 한계 사업장에는 임계점이 될 수 있는 수준이다.

돈의 두 갈래 — 채권으로 114억 달러, 주식에서 948억 달러

이제 수급의 눈으로 한국 시장을 본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자금의 흐름은 한 나라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갈라졌다. 채권시장으로는 약 114억 달러가 순유입된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약 948억 달러(약 148조 원)가 순유출됐다. 역대급 규모의 매도였고, 그중 약 87%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지난해 말 인공지능 슈퍼사이클에 편승해 급등한 종목에 대한 글로벌 기관의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이라는 성격이 강하지만, 급변동 국면에서 현금화가 가장 쉬운 코스피 대형주가 우선 매도창구로 쓰이는 구조적 한계도 겹쳐 있다.

채권으로 들어온 돈의 배후는 세계국채지수(WGBI)다. 2024년 10월 편입이 확정된 한국 국고채는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에 걸쳐 지수에 단계 편입되고 있다. 편입 비중 2.08%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 기준 500억~600억 달러(약 70조~90조 원)의 장기 자금 유입을 의미하며, 실제로 편입 초기 석 달간 외국인은 약 37조 원의 국고채를 순매수했다. 이 흐름은 두 개의 방어막으로 작동하고 있다. 첫째, 장기물 중심의 매수세가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고채 금리의 급등을 눌러 시중 조달 비용의 연쇄 상승을 막고 있다. 둘째, 국고채 매수를 위한 달러 매도·원화 매수 수요가 환율의 안전판이 되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7월 말 1,464원에서 오늘 1,417원 선까지 내려왔다. 엔 캐리 청산 경계와 중동 리스크가 상존하는 국면에서 원화가 오히려 강세를 보인 데에는 이 구조적 수급이 깔려 있다.

주의할 대목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 언급되는 ‘엔화 초강세에 따른 원/엔 환율 급등과 수출 경합주 반사이익’은 아직 실측과 거리가 있다.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로 돌았지만 원화의 강세 속도가 더 빨라, 원/100엔 재정환율은 7월 말 909원 안팎에서 지난 금요일 898원 안팎으로 오히려 소폭 내렸다. 자동차·조선·철강 등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 산업의 가격 경쟁력 회복은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이 엔 강세를 한 단계 더 밀어 올릴 때 비로소 작동하는 시나리오이지, 이미 도착한 현실이 아니다.

주식시장의 버팀목 —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바꾼 셈법

수급 이탈에도 코스피의 하방을 받치는 구조 변화가 있다. 올해 1월 전면 시행된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다. 과거에는 배당·이자 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돼 최고 49.5%(지방세 포함)의 누진세율을 맞았다. 지배주주 입장에서 배당은 세금 폭탄이었고, 그 결과가 만성적 저배당과 ‘코리아 디스카운트’였다. 새 제도는 배당성향 40% 이상(또는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 10% 이상 확대) 요건을 충족한 상장사의 주주에게 구간별 14~30%의 단일세율 분리과세를 허용한다. 2,000만 원 초과~3억 원 구간은 20%, 3억~50억 원은 25%로, 최고세율 대비 절반 이하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배당을 결정하는 손 — 지배주주 — 의 유인을 직접 건드리기 때문이다. 세금을 절반 이하로 줄이며 현금을 회수할 길이 열리자 지주사·금융사·가치주를 중심으로 배당 증액과 자사주 소각이 이어지고 있고,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들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미참여 기업 대비 뚜렷한 초과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이 반도체를 파는 동안에도 시장 전체가 무너지지 않은 배경에는, 금리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이 제도적 하방 지지가 있다.

데스크 판단 — 세 갈래 길의 우선순위

거시·수급·리스크의 세 관점을 겹치면 하반기 자산배분의 우선순위가 나온다.

첫째, 한국 국고채 장기물은 수급이 만든 드문 안전지대다. 한국은행의 인상 사이클이 진행 중임에도 WGBI 편입 자금이 11월까지 기계적으로 들어오는 구조는, 금리 상승 위험을 수급이 상쇄해 주는 이례적 조합이다. 장기물로 자본차익 여지를 확보하되, 엔 캐리발 변동성에 대비한 단기 현금성 자산을 함께 쥐는 바벨 구조가 합리적이다.

둘째, 주식은 배당·밸류업 축으로 무게중심을 옮길 국면이다. 외국인 매도가 반도체에 87% 집중됐다는 사실은, 뒤집어 읽으면 그 밖의 시장 —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한 고배당 금융·지주·가치주 — 이 상대적으로 수급 태풍의 바깥에 있었다는 뜻이다. 제도가 만든 주주환원 유인은 금리 국면과 무관하게 지속되는 구조 변수다.

셋째, 수출 경합주의 엔고 반사이익은 확인 후 진입의 영역이다. 엔/달러 158엔은 방향의 전환이지 수준의 완성이 아니며, 원/엔 재정환율은 아직 횡보권이다. 일본은행의 다음 인상과 원/엔의 실제 상승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 이 시나리오는 관찰 목록에 두는 것이 맞다.

추적 변수는 넷이다. 9월 FOMC가 고용 쇼크를 어떻게 소화하는지, 일본은행의 추가 인상 시점, 11월 WGBI 편입 완료 이후의 국고채 수급 공백 여부, 그리고 8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7월의 마이너스를 추세로 확정하는지다. 세 중앙은행이 각자의 길을 가는 동안, 시장의 진폭은 당분간 넓게 열려 있다고 보는 것이 데스크의 기본 시나리오다.


본 칼럼의 미국 고용·일본 통화정책·제도 관련 수치는 출처 기사·보고서 시점 기준이며, 코스피 지수·환율·미국 국채 금리는 데스크 자체 집계 기준(8월 10일 종가 포함)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판단은 데스크 자체 분석으로, 인용 매체의 견해가 아니다. 본 칼럼은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라 구조적 시황 진단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