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 삼성전자 주주환원 급락: 몰랐을 리 없는 실망, 그 이득의 주소

실망이 우발이라면 이틀째 팔리지 않는다. 8월 21일 금요일 장 마감 후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90조~110조 원의 주주환원을 공시한 뒤, 24일 월요일 주가는 8.70% 급락한 25만7,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1조8,110억 원, 기관이 1조6,340억 원을 팔았고 개인이 2조9,080억 원을 받아냈다. 25일 오전 11시 44분 기준 주가는 25만1,000원으로 2.33% 더 내려 있다 — 간밤 미국 반도체주가 밀린 탓이 겹쳐 있으니 이틀째 낙폭 전부를 실망으로 읽을 수는 없지만, 반등이 없다는 사실은 남는다.

이 실망의 원인은 데스크가 전편에서 해부했다 — 소각이 빠진 배당 편중, 그리고 그 뒤의 금산법 10% 한도. 이번에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실망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 그리고 그 실망이 올 것을 회사는 알 수 있었는가.

이득의 주소부터 적는다. 팔지 않는 쪽이다. 팔지 않는 주주에게 시세는 비용이 아니고, 배당은 시세와 무관하게 확정된다. 그리고 그 팔지 않는 쪽의 맨 앞에는 앞으로 3년간 80조 원어치 자기 주식을 사야 하는, 국내 최대의 자기 주식 매수자 — 삼성전자 자신이 있다.

사는 쪽의 산술 — 80조 원 매수자에게 싼 값은 이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결의한 자사주 매입은 네 차례다. 1월 7일 1,800만 주(2조5,002억 원), 1월 29일 2,200만 주(3조5,728억 원), 3월 18일 3,700만 주(7조1,743억 원), 그리고 이번 8월 21일 5,329만 주(15조 원). 합계 28조2,473억 원, 1억3,030만 주다. 매입 금액을 주식 수로 나눈 기준 주가는 13만8,900원에서 16만2,400원, 19만3,900원, 28만1,500원으로 올라왔다 — 살 때마다 비싸졌다.

이 매입은 시작에 불과하다. 5월 노사 합의로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사업 성과의 10.5%를 상한 없이,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10년짜리 제도가 됐다. 지급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팔 수 있고 3분의 1은 1년, 나머지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되며, 그 기간에 스스로 퇴사하면 반환해야 한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도입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은 2028년 10월 기준 주가가 도입 시점 대비 100% 이상 오르면 약정 수량의 2배를 지급한다. 업계는 이 두 제도를 위해 회사가 앞으로 3년간 사들여야 할 자사주를 세후 기준 약 80조 원으로 추산한다. 6월 24일 한 매체가 “3년간 90조 원 자사주 매입”을 보도했을 때 삼성전자가 당일 해명 공시로 “검토 중이나 규모·일정 미확정”이라고 답한 것도, 8월 21일의 15조 원 공시가 그 해명 공시의 확정 공시임을 스스로 명기한 것도 이 프로그램의 존재를 확인해 준다.

사야 하는 쪽에게 싼 값은 이득이다. 산술은 공시문 안에 있다. 이번 15조 원의 취득 예정 수량 5,328만5,968주는 8월 21일 종가 28만1,500원으로 나눈 값이고, 공시문은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취득 주식 수량은 변동될 수 있다”고 적었다. 24일 종가 25만7,000원이면 같은 돈으로 5,840만 주(9.5% 증가), 25일 오전 실측가 25만1,000원이면 약 5,980만 주(12.2% 증가)를 살 수 있다. 늘어난 650만 주를 공시 기준가로 환산하면 약 1조8,000억 원어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이 임직원 자사주 지출을 잉여현금흐름에서 차감하는 회사의 계산법을 두고 “주식보상은 재무활동이므로 글로벌 기준상 차감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사는 쪽의 지출이 환원 재원을 먼저 깎는다. 3년 80조 원 프로그램 전체로 넓히면 주가 10% 하락은 같은 돈으로 11% 더 많은 주식이거나, 같은 주식을 9조 원 싸게 사는 것과 같다. 물론 이 수치는 매입이 끝나는 11월 21일까지의 평균 단가로 확정되는 것이지 오늘의 값이 아니다. 그러나 방향은 확정돼 있다 — 창구가 열려 있는 석 달 동안 주가가 낮을수록 회사 금고에 들어가는 주식은 늘어난다.

우선주도 같은 방향이다. 삼성전자우는 공시 당일 우선주 소각 기대로 8.26% 급등해 20만7,000원에 마감했다가 24일 18만9,300원으로 되돌아왔다. 증권가가 내년 1월 이사회의 유력 카드로 꼽는 우선주 소각이 10조 원 규모로 집행된다면, 우선주 가격이 낮을수록 같은 돈으로 지우는 주식은 늘어난다.

시간표 — 금요일 저녁과 월요일 아침

공시 시각은 8월 21일 오후 5시 20분, 정규장이 끝난 뒤였다. 자사주 취득 시작일은 그다음 거래일인 24일 월요일, 종료일은 11월 21일이다. 잔여 재원 60조~80조 원을 배당으로 줄지 소각할지는 내년 1월 이사회로 넘겼고, 특별경영성과급 자사주는 내년 초에 지급된다.

순서를 다시 읽으면 이렇다. 시장을 실망시키는 공시가 금요일 저녁에 나왔고,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기 시작하는 날이 월요일 아침이었으며, 소각이라는 카드는 매입이 끝난 뒤인 1월에 열린다. 매입 창구가 열려 있는 석 달 동안 소각 카드는 서랍에 있다. 이 순서가 우연인지 설계인지를 데스크가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순서가 누구에게 유리한지는 산술이 답한다.

몰랐을 리 없다 — 여섯 장의 문서

실망이 올 것을 회사가 몰랐다는 설명이 성립하려면, 다음 여섯 가지를 모두 못 봤어야 한다. 여섯 가지 모두 삼성전자 자신의 공시이거나, 공시 직전 몇 주 안에 일어난 일이다.

첫째, 6월 24일의 해명 공시다. 시장이 “90조 원 자사주”를 기대한다는 사실을 회사는 보도 당일 공시로 응답하며 인지했고, 그 응답은 부인이 아니라 “검토 중이나 미확정”이었다 — 기대를 꺼뜨리지 않는 답이다. 둘째, 7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는 자사주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보상 효과를 고려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 두 목적이 상충한다는 것을 회사가 알고 있었다는 문장이다. 셋째, 7월 29일 SK하이닉스(000660)는 역대급 2분기 실적을 내고도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하루 10% 가까이 급락했다. 시장이 무엇을 처벌하는지 한 달 전에 보여준 선례다. 넷째, 8월 19일 SK하이닉스가 40조 원 전량 소각과 ‘잉여현금흐름 50% 이상’ 준칙 상향을 공시하자 다음 날 주가는 12.73% 올랐다. 시장이 무엇에 보상하는지 이틀 전에 보여준 선례다. 다섯째, 삼성전자 자신의 주가가 20일 9.49%, 21일 3.87% — 이틀간 13.7% 올랐고 외국인은 20일 하루 1조5,051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대가 이미 가격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이사회는 공시 당일 시세판에서 볼 수 있었다. 여섯째, 공시 직후 시간외 대체거래소에서 주가는 한때 26만6,500원까지 5.33% 밀렸다. 반응은 즉시 관측됐다.

여섯 장의 문서를 모두 본 이사회가 금요일 저녁에 내놓은 것은 30조 원 현금배당, 15조 원 임직원 자사주, 그리고 소각의 유보였다. 금산법이 보통주 소각을 막았다는 설명은 전편에서 다뤘고 사실이다. 그러나 금산법이 막지 않은 것도 셋 있었다. 준칙을 ‘50% 이상’으로 올리는 것, 금산법과 무관한 우선주 소각의 규모를 확정하는 것, 2027년 이후의 정책을 예고하는 것. 셋 다 이번 공시에 없었다. 규제가 강제한 것은 형태였지 침묵이 아니다.

받치기엔 작고 줍기엔 컸다 — 창구가 말하는 것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 둔다. 자사주 매수 주문으로 주가를 누를 수는 없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자사주 매수 호가는 전일 종가에서 전일 종가의 5% 위까지, 그리고 직전 체결가 기준 다섯 호가 안에서만 낼 수 있고, 장 마감 30분 전 이후에는 호가를 낼 수 없다. 매수는 구조적으로 가격을 받치는 쪽으로만 작동한다. 24일 주가를 끌어내린 손은 외국인과 기관의 3조4,000억 원 순매도였다. 그러니 ‘주문으로 눌렀다’는 서술은 성립하지 않는다 — 다만 그 손이 무엇을 읽고 움직였는지는 앞 장에서 적었다. 회사는 주문으로 주가를 누를 수 없지만, 공시로 움직일 수는 있다.

그렇다면 주문 쪽에서는 무엇이 남는가. 매입의 크기다. 공시가 정한 1일 매수 주문 한도는 732만1,653주다. 24일 회사가 거래소에 신청한 매수 물량은 180만 주, 실제 산 물량은 기타법인 집계 기준 약 200만 주 5,300억 원어치였다. 한도의 27%다. 그런데 같은 숫자를 다른 자로 재면 다르게 읽힌다. 15조 원을 취득 기간 61거래일에 균등하게 나누면 하루 87만 주인데, 첫날 신청은 그 두 배였다. 받치기엔 작고, 줍기엔 컸다. 한도의 4분의 1이면 방어가 아니고, 평균의 두 배면 관망도 아니다. 이 매입의 크기는 떨어지는 값에 사들이는 쪽에 맞춰져 있었다.

창구가 그것을 보여준다. 회사는 매입 창구로 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 세 곳을 지정했다. 25일 오전 11시 44분 기준 거래원 집계에서 매수 1위는 삼성증권 166만7,000주(14.9%), 2위는 KB증권 132만5,000주(11.8%) — 회사가 지정한 창구 두 곳이 나란히 1·2위다. 창구 수량 전부가 회사 매입은 아니다. 개인 주문도 같은 창구로 나간다. 그러나 24일부터 이틀째 지정 창구가 매수 상단을 차지하고 있고, 삼성증권 창구 하나의 오전 매수량이 이미 첫날 회사 매입량 전체에 근접한다. 반대편은 골드만삭스 139만2,000주(12.4%), 메릴린치 102만 주, 모건스탠리 89만5,000주 — 외국계 창구 합산 매도 406만7,000주에 매수 104만9,000주, 순매도 301만8,000주다. 거래원 정보는 장중에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파는 쪽은 누가 사고 있는지 몰랐을 수 없다. 회사가 지정한 창구가 사는 것을 보면서, 대형 외국계는 그 창구에 대고 팔았다.

오너는 다치지 않았다 — 팔지 않는 주주의 손익계산서

이 대목에서 흔한 반론이 나온다. 주가가 빠지면 오너도 손해인데 회사가 하락을 반길 리 있느냐는 것이다. 숫자만 보면 그럴듯하다.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9,741만4,196주(1.67%)는 24일 하루 하락폭 2만4,500원을 곱하면 약 2조3,866억 원이 줄었고, 홍라희 명예관장(1.23%)·이부진 사장(0.71%)·이서현 사장(0.77%)까지 네 사람을 합치면 하루 6조3,140억 원이다. 그러나 이 숫자는 팔아야 생기는 숫자다. 이재용 회장은 12조 원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내는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았다 — 배당과 신용대출로 냈다. 팔지 않는 주주의 손익계산서에는 시세라는 항목이 없다. 있는 것은 두 줄뿐이다. 배당, 그리고 지분율.

배당은 주가와 무관하게 확정됐다. 30조 원 배당에서 네 사람 몫은 세전 약 1조3,100억 원, 고배당 분리과세를 적용한 세후 추정치로 약 1조200억 원이다. 주가가 25만 원이든 28만 원이든 이 금액은 같다. 지분율도 시세의 함수가 아니라 발행주식 수의 함수다. 발행주식을 줄이는 유일한 수단은 소각이고, 같은 돈으로 지우는 주식 수는 주가에 반비례한다 — 다만 정직하게 적으면, 보통주 10조 원을 소각할 때 총수 일가 지분율은 4.37%에서 4.40%로 오르는 정도라 방향은 맞아도 크기는 작다. 시세가 이들의 장부에 실제로 들어오는 경로는 따로 있다. 세금과 규제다. 언젠가 이 지분이 다음 세대로 넘어갈 때 과세 기준은 그 시점의 시가이며, 이재용 회장 지분 하나만 28만1,500원과 25만1,000원으로 평가하면 27조4,000억 원과 24조4,000억 원 —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을 얹으면 약 1조8,000억 원이 갈리는 차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처분해야 할 금액도 시가에 비례한다. 담보대출은 걱정거리가 아니다 — 홍라희 명예관장이 담보로 맡긴 5,716만 주는 25만 원대에서도 대출 2조4,750억 원의 여섯 배 가까운 가치다.

그러니 오너는 다치지 않았다. 팔지 않는 이상 시세는 비용이 아니고, 배당은 확정됐으며, 시세가 들어오는 세금과 규제의 문은 낮은 주가 쪽으로 열려 있다. 데스크가 찾은 실질 비용은 둘뿐이다. 삼성전자 평가익을 자본으로 잡는 삼성생명(032830)의 지급여력 — 하루 하락으로 보유분 평가액이 약 12조 원 줄었다 — 그리고 여론이다. 같은 날 삼성생명이 13.09%, 삼성물산(028260)이 7.84% 급락한 것도 같은 논리로 읽힌다. 팔지 않는 지배 사슬에는 평가손이 있을 뿐 실현 손실이 없다.

실현 손실은 밖에서 났다. 24일 하루 3조4,000억 원을 판 외국인·기관, 그리고 그 물량을 받은 개인이다. 이득은 안에 쌓인다. 회사는 80조 원어치를 사야 하고, 싸게 살수록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한다. 그 주식은 3년 락업과 퇴사 시 반환 조건이 붙은 채 임직원에게 간다 —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 머무는, 사실상의 우호 지분이다. 그리고 오너 일가는 그 회사의 잔여 청구권자다. 안과 밖의 이 비대칭이 이번 공시의 구조다.

배당 쪽의 동기는 별개의 축으로 남아 있다. 배당은 주가와 무관하게 확정된다 — 30조 원 배당에서 삼성생명이 약 2조5,500억 원, 삼성화재가 약 4,500억 원을 받고, 삼성물산은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약 1조7,600억 원을 받아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재배당한다. 법인이 받는 배당은 30%가 익금에서 빠지는 반면 소각에 밀려 파는 지분은 양도차익 거의 전액에 과세되므로, 한화투자증권 계산으로 삼성전자가 10조 원을 배당하면 삼성생명은 세후 약 6,300억 원을, 10조 원을 소각해 지분을 팔면 세후 약 5,500억 원을 얻는다. 여기에 올해부터 2029년까지 한시 적용되는 고배당 분리과세(3억 원 초과 구간 지방세 포함 38.5%, 종합과세 49.5% 대비)는 개인 대주주에게 배당을 이 기간에 몰아 받을 이유를 준다. 배당은 지배구조의 답이고 주가는 매수자의 답이다 — 둘은 같은 공시에서 나왔다.

데스크 판단

첫째, 데스크는 시세조종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니라고 단정할 근거도 데스크에는 없다. 확인되는 것은 이렇다. 주가를 움직이는 수단은 주문 하나가 아니라 정보이고, 정보는 회사가 쓴다. 무엇을 확정하고(배당 30조 원, 임직원 자사주 15조 원) 무엇을 유보할지(소각·준칙·차기 정책), 언제 내놓을지(금요일 장 마감 후), 그 다음 거래일에 무엇을 시작할지(자사주 매입)는 전부 회사의 재량이었고, 그 재량은 하나같이 사는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렬돼 있다. 6월 “90조 원 자사주” 보도에 회사가 내놓은 답은 부인이 아니라 “검토 중”이었고, 기대는 두 달간 회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랐다가 공시 하루 만에 꺼졌다. 그 다음 날 아침부터 회사가 지정한 창구가 매수 1위에 올랐고, 매입 크기는 받치기엔 작고 줍기엔 컸다. 이 그림을 골드만삭스·메릴린치·모건스탠리 창구에 앉은 대형 외국인과 기관이 모를 수 없다. 그들은 회사 창구가 사는 것을 보면서 그 창구에 대고 팔았다 — 몰라서 판 것이 아니라 알고서 판 것이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공시 다음 날 이를 “전략적 모호성”이라 부르며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상충을 극명하게 드러냈고” 그것이 밸류에이션 할인의 요인이라고 논평했으며, JP모건은 “대주주 지배구조 이슈가 주주가치 극대화의 발목을 잡는 대표적 사례”라고 적었다. 데스크는 24일과 25일의 매도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 불리는 신뢰 할인의 한 장면으로 읽는다 — 회사가 규정 안에서 무엇이든 고를 수 있고, 그 선택이 누구에게 유리한지 밖에서 다 보이는데도 설명이 없을 때, 밖에 있는 돈이 붙이는 값이다. ‘오너도 손해’라는 반론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 팔지 않는 주주에게 시세는 비용이 아니며, 이번 공시로 확정된 것은 배당이고 유보된 것은 소각이다. 그래서 데스크가 보는 것은 세 가지 사실의 병치다. 실망을 예견할 수 있는 문서 여섯 장이 있었고, 실망으로 이득을 보는 80조 원 매수 프로그램이 있었으며, 급락 다음 날부터 회사가 지정한 창구가 평균의 두 배 크기로 사고 있다. 이 세 문장은 모두 공시와 규정과 거래원 집계로 확인된다. 그 다음 문장 —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 까지가 데스크의 판단이고, 그 너머는 독자의 몫이다.

둘째, 관찰 계기판은 매입 창구 자체다. 11월 21일까지 회사가 날마다 얼마를 신청하고 사는지(한도 732만 주와 일평균 87만 주 대비), 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KB증권 창구가 거래원 상단에 며칠이나 머무는지, 그 기간 우선주 괴리가 어디로 가는지, 내년 1월 이사회가 잔여 60조~80조 원 중 소각 비중과 우선주 배분을 어떻게 정하는지, 내년 초 특별경영성과급 자사주가 몇 주에 어떤 기준가로 지급되는지. 매입이 끝난 직후 소각이 확정된다면 이번 석 달의 순서는 사후적으로도 의미가 분명해진다.

셋째, 이 구조는 위법의 문제가 아니라 설명의 문제다. 회사는 왜 배당이었는지, 왜 소각은 1월인지, 왜 자사주 매입이 공시 다음 거래일부터인지를 주주에게 설명한 적이 없다. 이사회 의견서를 법률로 끌어올린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8월 20일 국회를 통과했다. 합병 가액에 요구되는 그 설명 의무가 주주환원의 형태와 시간표에도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급락이 남긴 질문이다.


본 칼럼의 공시·지분 수치는 삼성전자와 총수 일가의 공시, 8월 25일까지의 보도, 데스크 자체 데이터 기준이다. 8월 25일 주가와 거래원 집계는 장 마감 전 오전 11시 44분 기준 실측이며 당일 종가·확정 순위가 아니다. 거래원 창구 수량에는 개인 주문이 섞여 있어 회사 매입량과 동일하지 않다. 자사주 취득 수량 증가분은 실측가 기준 환산치로, 실제 취득 결과는 11월 매입 종료 후 확정된다. 3년 80조 원 자사주 규모와 배당·세후 수령액은 보도와 증권사 추정의 인용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판단은 데스크 자체 분석이며, 본 칼럼은 특정 위법을 주장하지 않고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라 구조 진단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