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외국인 초단타: 개인이 구조적으로 지는 판은 어떻게 설계됐나

7월 마지막 주,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를 겪었다. 그리고 그 달 한 달 동안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내다 판 반대매매는 9,927억원 — 1조원에 육박했다. 폭락의 방아쇠는 미국발 기술주 급락이었지만, 하락을 폭락으로 증폭시킨 기계는 서울에 있었다. 5월 27일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18종, 그리고 그 위에서 돌아간 외국인 초단타 알고리즘이다. 언론이 “0.001초 단타”라 이름 붙인 이 매매의 정체는 무엇인가. 데스크는 오늘 이 상품의 설계도를 펼쳐 놓고, 외국인 알고리즘이 그 설계도를 활용한 세 가지 방식을 순서대로 해부한다.

공개된 설계도 — 이 상품은 내일의 수급을 미리 알려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주식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이 “하루”라는 단서가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매일 수익률을 리셋하기 때문에, 운용사는 매 거래일 장 마감 무렵 펀드 자산 규모와 당일 주가 변화율에 비례하는 만큼 기초자산을 기계적으로 사거나 팔아야 한다. 방향이 문제다 — 주가가 오른 날은 노출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사야 하고, 내린 날은 추가로 팔아야 한다. 오른 것을 더 사고 내린 것을 더 파는, 추세를 증폭하는 매매가 상품 설계에 내장돼 있다.

여기에 유동성공급자(LP)를 맡은 증권사의 의무가 겹친다. LP는 규정상 시장에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를 상시 제시해야 하고, 투자자가 그 호가를 체결하면 노출된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기초주식이나 선물을 즉시 사고파는 헤지를 기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레버리지 상품은 이 헤지의 빈도와 규모가 일반 지수 상품과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요컨대 이 상품은 “누가, 언제, 어느 방향으로, 대략 얼마나 사고팔아야 하는지”가 수식으로 공개된 상품이다. 운용사의 종가 무렵 리밸런싱은 자산 규모와 당일 등락률만 알면 추산되고, LP의 헤지는 규정이 강제한다. 일반 투자자에게 이것은 상품 구조 설명서다. 그러나 초고속 알고리즘에게는 — 예고된 수급의 시간표다.

첫 번째 활용법 — 속도를 산다

외국계 초단타 세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물리적 우위의 확보다. 이들은 국내 대형 증권사로부터 직접전용주문선(DMA)을 임대해 자신들의 알고리즘 서버를 거래소 전산망 최인접 거리에 배치한다. 일반 투자자의 주문이 홈트레이딩시스템의 심사 단계를 거치는 동안, DMA 주문은 간소화된 경로로 거래소 매칭 엔진에 직접 꽂힌다. 보도들이 “0.001초 단타”라 부른 속도 격차가 여기서 나온다.

이 인프라의 효과는 7월 거래 데이터에 그대로 찍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거래대금에서 외국인 비중은 7월 한 달 39%, 많은 날은 49%까지 올라갔다. 규제 직전 이 상품군의 하루 거래대금은 12조원대 — 전체 ETF 시장 거래대금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시장 전체가 이 신상품으로 빨려 들어가는 동안, 그 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기계가 돌리고 있었다는 뜻이다.

두 번째 활용법 — 느린 호가를 쏜다

여기서부터는 금융당국이 7월 말 조사에 착수한 영역이다. 이하의 작동 원리는 시장 참가자들과 언론 보도가 재구성한 것이며, 개별 행위의 실재와 위법성은 조사 결과가 가릴 문제다.

재구성된 원리는 이렇다.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 본주가 장중 순간적으로 급등하면, 이론적으로 LP는 ETF 호가를 즉시 따라 올려야 한다. 그러나 수십 개 종목의 위험 노출을 동시에 연산하며 양방향 호가를 유지해야 하는 LP 시스템에는 물리적인 지연이 생긴다. 극도로 가볍게 설계된 초단타 알고리즘은 본주의 급등을 감지한 순간, LP가 미처 올리지 못하고 남겨둔 과거 가격의 싼 매도 호가를 먼저 쓸어 담는다. 동시에 급등한 본주를 파는 반대 포지션을 구축하면, 싸게 산 ETF와 비싸게 판 본주 사이의 간격이 차익으로 남는다. 호가를 빼앗긴 LP는 벌어진 괴리를 메우기 위해 더 비싼 값에 기초자산을 추격 매수해야 하고, 그 비용은 결국 상품의 운용 성과와 시장 변동성으로 흘러들어간다.

세 번째 활용법 — 예고된 수급을 앞지른다

세 번째는 앞서 본 “공개된 설계도”의 직접 활용이다. 장중 SK하이닉스가 강하게 오르는 날이면, 알고리즘은 오늘 종가 무렵 운용사가 사야 할 물량을 수식으로 추산할 수 있다. 운용사보다 먼저 현물과 선물을 매집해 호가를 한 단계 끌어올려 놓고, 장 마감 무렵 운용사의 의무적인 리밸런싱 매수세가 들어올 때 미리 사둔 물량을 넘기는 것 — 전형적인 선행매매(프런트러닝)의 구조다. 이 역시 당국 조사가 실재를 가려야 할 영역이지만, 구조 자체는 부인할 수 없다. 리밸런싱의 방향과 규모가 수학적으로 예측되는 상품에서, 더 빠른 참가자가 그 수급을 앞지를 유인은 상수로 존재한다. 그리고 이 게임의 비용은 종가 변동성 확대와 순자산가치 잠식의 형태로, 상품을 오래 들고 있는 쪽 — 대부분 개인 — 에게 쌓인다.

증폭기 — 두 종목의 나라에서 벌어진 일

세 가지 활용법이 맞물리면 자기 증폭 회로가 완성된다. 알고리즘의 차익 주문이 괴리를 벌리면 LP가 헤지 물량을 쏟아내고, 그 물량이 본주 가격을 다시 흔들면 새 괴리가 생겨 알고리즘이 재진입한다. 문제는 이 회로의 기초자산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두 종목이라는 점이다. 단일 상품의 유동성 충격이 지수 전체의 충격으로 번지는 구조적 통로가, 한국 증시의 쏠림 그 자체에 이미 깔려 있었다.

7월 하순 미국 기술주발 급락이 방아쇠를 당기자 이 증폭기가 풀가동됐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한때 96.9까지 치솟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 89.3을 넘어섰고, 시장은 사상 초유의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를 겪었다. 짚어둘 것은 순서다 — 초단타 알고리즘이 폭락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방아쇠는 바깥에서 왔다. 그러나 하락이 폭락이 되는 구간에서, 상품의 기계적 리밸런싱과 LP의 의무 헤지와 알고리즘의 차익 사냥이 서로를 물고 도는 회로가 낙폭을 증폭시켰다. 평상시 이들 알고리즘이 호가 간격을 좁혀 유동성을 공급하는 순기능을 하다가도, 시장이 한 방향으로 쏠리는 날에는 일제히 유동성을 거둬들이며 변동성을 키운다는 것이 학계의 오랜 관찰이다.

계산서 — 반대매매 1조원의 방정식

그 청구서가 7월의 반대매매 통계다. 한 달 9,927억원, 투매가 절정이던 7월 30일과 31일 이틀에만 2,258억원어치의 개인 주식이 시장가로 강제 청산됐다.

이 숫자를 외국인 초단타 하나로 환원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 방정식의 항은 넷이다. 미국발 급락이라는 외부 충격, 하루 2배 추종 구조가 횡보장에서도 원금을 갉아먹는 변동성 잠식, 미수금과 담보 대출로 레버리지 위에 레버리지를 얹은 개인의 선택, 그리고 그 모든 하락을 증폭시킨 초고속 매매의 회로. 넷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1조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넷째 항이 없었다면 셋째 항의 청산선까지 가격이 그렇게 빨리 도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 속도의 우위가 없는 쪽이 속도의 게임이 만든 가격에서 강제로 퇴장당했다는 것, 이것이 이 방정식의 요약이다.

규제의 역설 — 개인의 문만 잠겼다

당국의 대응은 빨랐다.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려 7월 31일 조기 시행했고, 신규 단일종목 상품 상장을 잠정 중단했으며, 8월 19일부터는 LP의 괴리율 관리 의무를 3%에서 2%로 조인다. 종가에 몰리는 리밸런싱을 장중으로 분산하는 업계 자율 조치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대책들의 과녁을 보라. 예탁금 3,000만원의 문턱은 누구에게 적용되는가 — 개인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현행법상 전문투자자로 분류돼 예탁금 규제도, 의무 교육도 적용받지 않는다. 거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변동성 논란의 중심에 선 쪽에는 아무 문턱이 세워지지 않았고, 급락의 청구서를 받아든 쪽의 문만 잠겼다. 국회에서 초고속 허수 주문에 부담금을 물리는 법안 — 총호가 20만건 초과나 대량 일괄 취소 시 건당 100만원 — 이 발의됐지만, 주문 체결률이 파생시장과 전혀 다른 현물시장에 같은 잣대를 적용하면 정상적인 유동성 공급까지 질식시킨다는 업계 반발에 부딪혀 있다. 2011년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규제 누적 끝에 통째로 사멸한 전례가 반대편의 경고로 서 있다.

그리고 풍선효과가 왔다. 예탁금 규제 시행 후 이 상품군의 거래대금은 90% 급감했다 — 그러나 그 돈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동했다. 상반기에만 결제금액 71조원으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결제 1위에 오른 3배 레버리지 상품 SOXL이 그 종착지를 보여준다. 국내의 2배 상품이 막히자 자금은 더 위험한 해외 3배 상품으로 흘렀고, 7월 미국 기술주 폭락에서 이 자금은 환율 위험까지 이중으로 짊어진 채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었다. 국내 시장의 미시구조를 고치는 대신 수요를 억제한 결과, 위험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관할 밖으로 수출됐다.

데스크의 판단 — 칼끝은 자격이 아니라 구조를 향해야 한다

결론이다. 7월의 폭락장에서 외국인 초단타 알고리즘이 한 일은, 음모가 아니라 공개된 설계도의 활용이었다. 하루 2배 추종이라는 상품 설계가 수급을 예고하고, LP 의무가 헤지를 강제하고, 두 종목이 지수의 절반을 좌우하는 시장 구조가 증폭 통로를 깔아준 판에서 — 속도를 가진 쪽이 규칙 안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움직인 결과가 이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의 해법은 참가자의 자격을 조이는 것이 아니라 판의 구조를 고치는 것일 수밖에 없다. 주문 매칭 규칙, LP의 위험 전가 구조, 리밸런싱의 시간 분산, 그리고 국내외 상품 간 규제·세제 격차 — 칼끝이 향해야 할 곳은 거기다.

개인투자자에게 이 구조가 말해주는 것은 하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하루 단위로 설계된 회전의 도구이지 보유의 도구가 아니며, 그 회전의 판에서 상대하는 것은 밀리초 단위로 움직이는 기계라는 사실이다. 판의 설계를 이해하는 것 — 그것이 이 시장에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속도다.


본 칼럼의 수치는 금융당국 발표와 인용 보도 시점 기준이며, 외국인 초고빈도매매의 개별 행위에 관한 서술은 당국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그 실재와 위법성은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 시장에 대한 판단은 데스크 자체 분석으로 인용 매체의 평가가 아니다. 본 칼럼은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라 구조적 시황 진단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