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 미중 정상회담 무역휴전 2개월 연장: 연휴 사흘 코스피 앞에 쌓인 것은 회담이 아니라 금리

코스피는 9월 23일 7,080.92로 추석 연휴에 들어갔다. 연휴 사흘 동안 서울은 닫혀 있었고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났다. 많은 투자자가 이 회담을 ‘연휴 뒤 첫 거래일의 최대 변수’로 꼽았지만, 막상 나온 무역 성과는 11월 10일에 끝나는 관세 휴전을 2027년 1월 10일까지 두 달 늘린 것이었다. 1년 연장을 기대하던 시장에 두 달이 왔고, 반도체 수출통제는 처음부터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회담 당일 뉴욕의 S&P500은 0.02%,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33% 움직였다. 대신 같은 사흘 동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97%에서 5.18%로 0.21%포인트 뛰어 2007년 이후 최고가 됐고, 뉴욕에 상장된 한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WY)는 2.82% 내렸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들고 있는 투자자가 9월 28일 아침 받게 될 계산서의 큰 항목은 워싱턴의 악수가 아니라 뉴욕의 채권 시장에서 나왔다. 데스크는 회담이 실제로 합의한 것을 먼저 확인하고, 연휴 동안 쌓인 금리의 청구서가 어떤 경로로 서울에 도착하는지 따로 재 본다.

1년이 아니라 두 달 — 회담이 실제로 합의한 것

휴전 연장은 회담 전날 이미 정해졌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9월 23일(현지시간)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난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작년 10월 부산 합의의 유효기간을 두 달 늘려 2027년 1월 10일까지로 했다고 밝혔다. 회담을 앞두고는 1년 연장 전망이 우세했다. 베선트 장관은 두 달에 그친 이유를 “경제 분야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면서, 더 큰 합의가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약 170억 달러 구매 약속이 일정에 뒤처져 있다는 점도 직접 거론했다.

9월 24일 백악관 회담은 90분가량 진행됐다(AP). 시 주석은 “양측 경제무역팀이 새로운 공동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지만,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은 신화통신 보도로 볼 때 두 달 연장 이상의 성과가 나왔을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회담을 “상징성은 강했지만 실질적 내용은 빈약했다”고 평가했다. 구체적 숫자로 남은 것은 양국이 각각 300억 달러어치 비민감 품목의 관세를 낮추기로 한 무역위원회 합의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9월 25일 이 품목들을 “앞으로 무역 분쟁이 생기거나 관세 조치가 있더라도 그 대상에서 제외해 두는 분야”라고 설명했고, 세부 내용은 9월 28일(현지시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국 투자자가 가장 궁금해할 반도체에 대해 그리어 대표의 말은 분명했다. “국가안보 문제인 수출통제는 협상 의제에서 제외한다.” 엔비디아의 H200 같은 인공지능 가속기를 중국에 건별 심사로 파는 길은 올해 1월 미국 상무부 규정으로 이미 열려 있던 것이고, 이번 회담에서 새로 바뀐 것은 없다. 희토류도 그리어 대표는 “제조업에 필요한 희토류를 확보하는 것”을 협상 목적으로 꼽았을 뿐, 공급 확대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 요컨대 이번 회담이 한국 산업에 준 것은 새 호재가 아니라 ’11월 10일의 관세 재인상 위험이 1월 10일로 밀렸다’는 한 줄이다. 반도체 규제가 유지된 것을 한국 메모리의 새 수혜로 읽는 해석도 있지만, 의제에 오르지 않은 규제는 회담 전과 같은 자리에 있을 뿐이다.

무역 휴전이란 — 관세를 내린 합의가 아니라 올릴 관세를 멈춘 시계

무역 휴전은 관세를 낮춘 협정이 아니라, 서로 올리기로 한 관세와 보복 조치를 정해진 기간 동안 멈춰 두는 합의다. 작년 10월 부산 합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100%가 넘는 관세를 주고받던 확전을 멈추고 추가 관세와 무역 보복 일부를 1년간 유예했으며,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늦추고 미국산 농산물을 사기로 했다. 그래서 휴전에는 반드시 만료일이 붙고, 그 만료일이 곧 시장의 위험 일정이 된다. 연장 기간이 길면 기업은 그 기간만큼 공장·재고·가격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짧으면 계획의 시계도 그만큼 짧아진다. 이번 연장이 ‘안정’으로 읽히면서도 투자 신호로는 약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1년이 아닌 두 달은 다음 협상까지 버티는 시간이지, 교역 조건이 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연휴 사흘, 뉴욕이 움직인 것 — 회담이 아니라 금리

서울이 9월 23일 오후 3시 30분에 문을 닫은 뒤, 뉴욕에서는 세 번의 정규장이 열렸다. 세 장의 성격은 뚜렷하게 갈린다.

뉴욕 정규장 S&P500 필라델피아 반도체 한국 ETF(EWY) 미 10년물 금리
9월 23일 (PMI 발표) −0.75% −1.23% −3.62% 5.11%
9월 24일 (정상회담) −0.02% −0.33% −1.68% 5.18%
9월 25일 (금리 진정) +0.51% +1.41% +2.55% 5.18%
사흘 누적 (9월 22일 종가 대비) −0.27% −0.16% −2.82% +0.21%p

가장 큰 날은 회담 날이 아니라 그 전날이었다. 9월 23일 발표된 S&P글로벌의 9월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서비스업이 58.7로 약 5년 만에 가장 높았고 제조업도 56.7로 4년여 만의 최고였으며, 기업들이 지불하는 가격 지표는 4년 가까이 만의 고점으로 뛰었다. 미국 경제가 식지 않고 물가 압력도 남아 있다는 신호에 10년물 금리는 하루 0.13%포인트 넘게 올라 2025년 4월 관세 충격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을 기록했다(CNBC). 시장이 매긴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추가 인상 확률은 70%로 올라갔다(CME 집계, 9월 24일 기준). 회담 당일인 24일에는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으로 유가가 약 3% 뛰면서 10년물은 5.18%(연방준비제도 집계)로 2007년 이후 최고, 30년물은 2004년 이후 최고로 올라섰다. 25일 30년물은 5.50%로 마쳤다.

주식은 이 금리를 대체로 넘겼다. S&P500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사흘 누적으로 0.3%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사흘 한국 ETF는 2.82% 내렸다. 달러로 표시되는 이 ETF에는 원화 약세가 함께 들어간다. 역외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월 23일 서울 마감 1,357.75원에서 25일 뉴욕 기준 1,367원대로 올랐고, 달러지수는 23일부터 이틀 연속 올라 24일 101.29를 찍었다. 미국 반도체는 제자리인데 한국 ETF만 빠졌다면, 그 차이는 반도체가 아니라 금리와 달러가 만든 것이다. 뉴욕이 사흘 동안 한국에 매긴 값은 회담 결과가 아니라 ‘더 높게, 더 오래’로 다시 올라간 미국 금리 경로였다.

서울이 월요일에 받는 것 — 환율·외국인·반도체

9월 28일 서울은 뉴욕 사흘치를 한 번에 받는다. 경로는 세 갈래다. 첫째는 금리 차다. 미국 기준금리는 9월 인상으로 3.75~4.00%,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00%로 상단 기준 1.00%포인트 차이다. 10월에 미국이 한 번 더 올리면 차이는 1.25%포인트로 벌어지고, 장기금리가 5%대에 머무는 동안 달러 자산의 매력은 원화 자산보다 앞선다. 이 압력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곳이 원/달러 환율이고, 역외 1,367원대는 연휴 전 서울보다 약 10원 높은 출발점을 예고한다.

둘째는 외국인이다. 연휴 전 사흘(9월 21~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6조 401억 원을 팔았고 외국인도 5,824억 원을 팔았다. 지수를 7,000선 위로 올린 것은 기관 1조 6,936억 원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으로 추정되는 기타법인 4조 9,407억 원이었다. 23일 하루만 봐도 외국인은 4,987억 원을 팔았고 기타법인이 1조 6,297억 원을 샀다. 코스피가 연휴 전 주간 2.71% 오른 힘은 외국인의 돈이 아니었다는 뜻이고, 금리와 달러가 올라간 연휴 뒤에 외국인이 먼저 돌아올 이유는 연휴 전보다 작아졌다.

셋째는 반도체다. 한국 수출의 재료는 회담 밖에 있다. 관세청 집계로 9월 1~20일 반도체 수출은 341억 2,8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59.4% 늘었고, 전체 수출 714억 900만 달러의 47.8%를 차지했다. 올해 누적 수출은 이미 지난해 연간 7,093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증가를 만든 것은 미중 관세가 아니라 세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9월 23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의 51.73%를 차지한다. 두 달짜리 휴전은 이 재료를 늘리지도 줄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코스피를 반도체 한 축으로 떠받치는 구조에서는, 미국 금리가 5%대에서 오래 머무는 것이 반도체 주가의 할인율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한다.

원화 판단의 채점도 남아 있다. 9월 17일 칼럼과 9월 19일 칼럼은 원/달러가 1,350원 아래로 돌아오면 ‘달러의 청구서가 원화로 넘어온다’는 판단을 격하하기로 했고, 9월 22일 칼럼은 9월 23일 종가로 확정하겠다고 적었다. 23일 오후 3시 30분 원/달러는 1,357.75원으로 1,350원 아래에 닿지 못했다. 격하 조건은 충족되지 않았고, 두 판단은 유지된다. 연휴 동안 역외 환율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역사적으로 코스피는 2000년 이후 26번의 추석 가운데 19번 연휴 뒤 5거래일 동안 올랐지만, 이번 연휴가 남긴 재료는 그 통계가 전제하는 ‘수급 공백 뒤의 대기 매수’보다 금리 쪽에 무겁다.

데스크의 판단

첫째, 국면 규정. 9월 24일 미중 정상회담의 무역 성과는 관세 휴전 두 달 연장(2027년 1월 10일까지)과 양측 각 300억 달러 비민감 품목 관세 인하 합의이며, 반도체 수출통제는 의제에서 빠졌다. 회담은 한국 산업의 재료를 바꾸지 않았다. 연휴 사흘 동안 서울 앞에 쌓인 것은 미국 10년물 5.18%(2007년 이후 최고)·30년물 5.50%와 10월 추가 인상 확률 70%라는 금리의 청구서이며, 뉴욕의 한국 ETF가 미국 반도체 지수(−0.16%)와 달리 2.82% 내린 것이 그 가격이다. 9월 28일 코스피의 첫 시험은 워싱턴이 아니라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수급에서 치러진다.

둘째, 반증 조건. ① 9월 28일 오후 3시 30분 원/달러가 연휴 전 1,357.75원 아래에서 마치면, 서울이 연휴 중 금리 상승을 가격에 넣지 않은 것이고 ‘금리 청구서’ 판단은 격하한다. ② 9월 28일 코스피가 연휴 전 종가 7,080.92 위에서 마치고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면, 금리 경로가 외국인 수급에 전달되지 않은 것이고 같은 판단을 격하한다. ③ 9월 28일(현지시간) 무역위원회 세부안에 반도체·희토류 공급 조항이 들어가거나 휴전 기간이 다시 1년 단위로 늘어나면, ‘두 달을 벌었을 뿐’이라는 회담 규정은 격하하고 회담을 한국 산업의 재료로 다시 읽는다.

셋째, 시간표. ① 9월 28일 서울 개장 — 뉴욕 사흘치를 한 번에 받는 첫 거래일 ② 9월 28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9일 새벽) 미중 무역위원회 세부 합의 발표 ③ 9월 28일(현지시간 저녁, 한국시간 29일 오전)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행사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④ 9월 29일 삼성전자 특별배당 배당락 ⑤ 9월 30일 밤 9시 30분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 물가 ⑥ 10월 1일 새벽 5시 30분 마이크론 회계연도 4분기 실적 ⑦ 10월 1일 9월 수출입 동향 ⑧ 10월 28일(현지시간, 한국시간 29일 새벽) FOMC ⑨ 2027년 1월 10일 관세 휴전 만료. 두 달짜리 휴전은 다음 협상까지의 시간을 벌었다. 그 두 달 동안 코스피의 방향을 정할 계기판은 협상 테이블보다 미국 채권 시장에 가깝다.


본 칼럼의 회담 내용은 미국 재무장관·무역대표부 대표의 공개 발언과 연합뉴스·닛케이·로이터·AP 보도 기준이며, 무역위원회 합의의 세부 품목은 9월 28일(현지시간) 발표 전이다. 미국 증시와 금리는 9월 23~25일(현지시간) 정규장 종가 기준이고, 10년물 5.18%는 연방준비제도 집계, 30년물 5.50%는 9월 25일 시장 종가, 추가 인상 확률은 CME 집계를 인용한 보도 기준이다. 한국 ETF(EWY)는 달러 표시 가격이며 9월 23일 서울 정규장 등락(코스피 +0.90%)이 포함돼 있다. 역외 원/달러 환율은 뉴욕 시장 기준 값으로 서울 외환시장 종가와 다를 수 있다. 코스피 종가와 투자자별 매매는 한국거래소 정규장 집계이고, 9월 21~23일 합산과 시가총액 비중은 데스크 계산이다. 서울 원/달러 환율은 데스크가 집계한 오후 3시 30분 기준 값으로 은행 고시 종가와 1원 안팎 차이가 날 수 있다. 수출은 관세청 9월 1~20일 잠정치다. 한국 시장에 대한 판단은 데스크 자체 분석으로, 인용 기관의 견해가 아니다. 본 칼럼은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라 구조적 시황 진단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