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 미 국채 10년물 5%와 유가 100달러, 한국의 3고: 원화가 막는 동안 청구서는 국고채로 왔다

9월 1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025%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4.038%까지 올라 연중 최고를 다시 썼다. 사흘 전인 11일 4.014%로 2023년 11월 이후 처음 4%를 넘어선 뒤다. 같은 날 코스피는 3.26% 내린 6,684.37로 마쳤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3,363억 원을 순매도했다. 15일에도 코스피는 0.85% 내린 6,627.26으로 마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채권과 주식을 동시에 누른 숫자는 서울 밖에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1일 4.96%로 마감해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고, 14일(현지시간) 장중 5.014%로 5%를 넘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월 10일 5월 이후 처음 배럴당 100달러 위에서 마감했고, 14일에는 101.39달러로 올랐다. 국내에서는 금리·물가·환율이 한꺼번에 오른다는 ‘3고’라는 말이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셋을 하나씩 재 보면 하나가 비어 있다.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9월 9일 1,336.16원(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올해 가장 낮았다 — 원화가 올해 가장 강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국시간 9월 17일 새벽 3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23년 이후 첫 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14일 매긴 25bp 인상 확률은 86.6%, 한 달 전에는 33.9%였다.

미 10년물 5%를 밀어 올린 손 — 2년물이 10년물보다 더 올랐다

10년물 금리가 오른 이유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재정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026 회계연도 재정적자를 1조 9,000억 달러 안팎, 순이자 지출을 1조 달러로 본다. 국채를 더 찍어야 하니 사줄 사람에게 더 높은 금리를 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금리 곡선은 순서가 다르다고 말한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날인 2월 27일 미국 2년물은 3.38%, 10년물은 3.97%였다. 9월 11일 2년물은 4.63%, 10년물은 4.96%다. 2년물이 1.25%포인트, 10년물이 0.99%포인트 올랐다. 그사이 연준의 정책금리는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실효 연방기금금리 3.64% → 3.63%).

정책금리가 그대로인데 2년물이 더 뛰었다는 것은, 시장이 앞으로 2년 동안의 정책금리를 다시 매겼다는 뜻이다. 2년물은 향후 2년의 정책금리 기대를 거의 그대로 반영하는 금리다. 최근 2주도 같다. 잭슨홀 연설 직전인 8월 27일부터 9월 11일까지 2년물은 0.43%포인트, 10년물은 0.29%포인트, 30년물은 5.19%에서 5.35%로 0.16%포인트 올랐다. 짧은 쪽이 먼저, 더 많이 움직였다. 재정 적자가 주범이었다면 거꾸로 30년물이 가장 많이 올라야 한다. 수요 쪽 신호도 ‘입찰 파업’과는 거리가 있다. 9월 9일 10년물 입찰에서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응찰자가 가져간 비중은 80%에 가까웠다.

그렇다면 짧은 쪽을 민 것은 무엇인가. 연결은 유가 → 물가 → 연준이다. 연준 위원들은 6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을 2.7%에서 3.6%로, 근원 PCE를 3.3%로 올리고 연말 정책금리 중앙값을 3.4%에서 3.8%로 높였다. 7월 29일 회의는 3.50~3.75% 동결을 9대 3으로 가결했는데, 반대한 세 명은 모두 인상을 요구했다. 그리고 9월 11일(현지시간)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4% 올랐고,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물가는 한 달에 0.3% 올라 시장 예상(0.2%)을 웃돌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가 100달러를 넘은 바로 그 주였다. 10년물 5%는 재정의 경고라기보다, 연준이 다시 올릴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곡선 전체를 끌어올린 결과에 가깝다.

기간 프리미엄이란 — 10년을 묶어 두는 대가

10년물 금리는 두 조각으로 나눠 읽을 수 있다. 하나는 앞으로 10년 동안 단기 정책금리가 평균 얼마일지에 대한 기대, 다른 하나는 그 기대가 틀릴 위험을 떠안고 돈을 10년 묶어 두는 대가다. 뒤의 조각을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라 부른다. 물가와 금리 경로가 불확실할수록, 국채 공급이 많을수록 투자자는 더 큰 대가를 요구한다. 양적완화 시기에는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여 이 값이 0 근처나 마이너스까지 눌려 있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ACM 모델 추정으로 10년물 기간 프리미엄은 6월 0.51%포인트에서 8월 중순 0.80%포인트 안팎으로 올라왔다.

이 개념이 쓸모 있는 이유는 금리 상승의 ‘주인’을 가려 주기 때문이다. 짧은 금리가 긴 금리보다 더 오르면(곡선 평탄화) 주인은 정책금리 기대, 즉 연준이다. 긴 금리가 짧은 금리보다 더 오르면(곡선 가팔라짐) 주인은 기간 프리미엄, 즉 재정과 물가 불확실성에 대한 채권 투자자의 보상 요구다. 2월 말 이후 미국 10년물과 2년물의 차이는 0.59%포인트에서 0.33%포인트로 좁혀졌다. 기간 프리미엄도 올랐지만 지금까지의 주인은 연준 쪽이었다는 뜻이다. 다음 국면을 가를 신호도 여기서 나온다 — 연준이 올린 뒤에도 30년물과 10년물이 2년물보다 빨리 오른다면, 그때부터는 채권 투자자가 가격을 정하는 국면이다.

유가 100달러의 두 번째 돌파 — 호르무즈 7척, 모카 항

유가 100달러는 올해 처음이 아니다.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뒤 서부텍사스산원유는 3월 30일부터 5월 19일 사이 19거래일을 100달러 위에서 마감했다. 6월 휴전 선언 뒤 7월 6일 68.55달러까지 내려왔던 유가가 전쟁 5개월을 결산한 8월 칼럼 이후 다시 올라온 경로는 짧고 가파르다. 9월 1일 미국과 이란이 다시 충돌했고, 6일에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모흐센 레자이가 페르시아만에 ‘배제 구역’을 설정하겠다고 예고했다. 8일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지잔 일대의 석유 시설과 공군기지를 공격해 73명이 다쳤고, 10일에는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쪽 모카 항을 장악했다.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대형 선박은 7척이었다. 전쟁 전에는 하루 125척 안팎이었다.

두 개의 해협이 동시에 좁아지면 대체 경로는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뿐이고, 우회는 편도로 약 14일을 더한다. 브렌트유 선물은 9일 101.21달러로 100달러 위에 마감했고, 유럽 현물(Dated Brent)은 같은 날 109.51달러였다. 14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를 우회하던 동서 송유관을 닫았다는 소식에 서부텍사스산원유가 101.39달러로 마감했다. 7월 6일 저점 대비 47.9% 오른 값이다. 골드만삭스는 7일 선박 공격이 격화되면 120달러까지 열려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기본 경로로는 브렌트유가 연말 85달러로 내려온다고 봤다. 공급 차질이 풀리는 시점에 대한 가정이 전망의 전부라는 뜻이다.

원화 표시 유가 — ‘3고’에서 비어 있는 하나

한국이 실제로 지불하는 기름값은 달러 가격이 아니라 원화 가격이다. 원유는 달러로 결제되므로, 배럴당 달러 가격에 원/달러 환율을 곱한 것이 정유사와 발전사가 치르는 값이다. 흔한 공포 시나리오는 이 두 숫자가 함께 오르는 ‘이중 충격’이다 — 유가가 뛰고 원화가 약해져 수입 물가가 곱절로 오르는 그림이다. 데스크가 일별 유가와 환율을 직접 곱해 본 결과는 반대다.

4월 거래일 평균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98.06달러, 원/달러는 1,483원이었다. 날마다 곱해 평균하면 원화로 배럴당 14만 5,520원이다. 9월 14일은 101.39달러에 1,347.3원, 원화로 13만 6,603원이다. 달러로는 4월 평균보다 3.4% 비싼 기름이 원화로는 6.1% 싸다. 7월 6일 저점과 비교하면 달러 가격은 47.9% 올랐지만 원화 가격은 30.1% 올랐다. 같은 기간 원화가 1,531원에서 1,347원으로 12% 강해지며 유가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흡수했다. 8월 소비자물가 3.1%에서 석유류가 14.2% 올라 여전히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그 오름폭이 7월 15.5%에서 줄어든 배경이 여기 있다.

원화가 강한 이유는 9월 4일 칼럼에서 적은 수출 계좌에 있다. 8월 수출은 982억 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8.7% 늘었고, 그중 반도체가 466억 5,000만 달러였다. 무역수지 흑자 347억 5,000만 달러가 은행을 거쳐 쌓여 8월 말 외환보유액은 4,422억 8,000만 달러로 한 달에 143억 3,000만 달러 늘었다. 원화 표시 유가를 누르고 있는 것은 결국 반도체가 벌어 온 달러다. 그래서 이 방파제에는 수위가 있다. 지금 유가에서 원화 가격이 4월 평균과 같아지는 환율은 1,435원이다. 원/달러는 9월 9일 1,336원에서 14일 1,347원, 15일 장중 1,350원대로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원화가 1,435원 위로 밀리는 날, ‘3고’의 세 번째 고가 채워진다.

청구서가 도착한 곳 — 국고채 4%와 외국인의 두 계좌

환율 문이 닫혀 있으니 충격은 금리 문으로 들어왔다. 국고채 3년물은 11일 4.014%로 2023년 11월 이후 처음 4%를 넘었고, 10년물은 4.540%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다. 14일에는 3년물이 4.025%로 더 오르고 10년물이 4.536%로 조금 내려, 한국에서도 짧은 쪽이 앞장섰다. 미국과 같은 문법이다 — 연준이 올리면 한국은행도 더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가 3년물에 먼저 실린다. 증권가는 한국은행의 최종 기준금리 전망을 3.5%로, 국고채 3년물 상단을 4.15%로 올려 잡기 시작했다. 우량 회사채(AA-) 3년물도 4.690%다. 기업이 3년짜리 돈을 빌리는 값이 4.7%에 붙었다.

채권 시장의 두 번째 신호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8월 한 달 국내 채권을 8,39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2023년 1월 이후 처음 순매도로 돌아선 것이다. 환헤지 비용을 감안한 금리 매력이 줄어든 것이 배경으로 꼽혔다. 주식 계좌도 같은 방향이다. 9월 14일 외국인의 3조 3,363억 원 순매도는 개인과 기타법인이 받았다. 삼성전자(005930)에서만 외국인은 10일 1조 5,516억 원, 11일 9,117억 원, 14일 8,678억 원, 세 거래일 합계 3조 3,311억 원을 팔았고 주가는 9일 26만 9,500원에서 14일 24만 9,000원으로 7.6% 내렸다. 7일과 8일 오픈AI 새 모델 소식에 1조 7,851억 원을 샀던 외국인이다.

14일 하락의 재료는 하나가 아니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8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왔고 10년물은 4.96%로 마감했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86% 떨어졌다. 빅테크의 인공지능 투자 속도 조절론까지 번지면서 할인율과 반도체 업황 재료가 같은 날 겹쳤다. 다만 구조는 분명하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49.01%(14일)를 차지하는 두 반도체 종목은 외국인이 글로벌 금리가 뛰는 날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줄이는 계좌다.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팔고 있는데도 원화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은, 그만큼의 달러가 수출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청구서는 환율이 아니라 금리와 주가로 도착했다.

한국은행의 계산 — 정책 마비가 아니라 두 번 올린 뒤의 대기

‘3고’ 프레임의 마지막 조각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마비 상태라는 진단이다. 실측은 다르다. 한국은행은 7월과 8월 두 번 올려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만들었고, 미국과의 정책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0.75%포인트다. 연준이 17일 새벽 25bp를 올리면 격차는 1.00%포인트로 벌어진다. 교과서는 격차가 벌어지면 원화가 약해지고 한국은행이 따라 올려야 한다고 말하지만, 원화가 올해 가장 강한 지금 그 사슬은 느슨하다. 한국은행을 움직이는 것은 환율보다 국내 물가와 부채다. 8월 근원물가는 3.4%였고, 2분기 말 가계신용은 2,019조 8,000억 원, 6월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로 같은 달 기준 10년 만의 최고였다.

그래서 10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계산은 두 갈래다. 연준이 올리고 원화가 버티면, 한국은행은 격차보다 근원물가를 이유로 3.25%를 꺼낼 수 있고 그 청구서는 2,020조 원 위의 대출 금리로 간다. 연준이 올리고 원화가 1,435원 쪽으로 밀리면, 유가의 원화 가격이 4월 수준으로 되돌아가며 물가와 환율 두 이유가 겹친다. 한국은행에게 원화는 시간을 벌어주는 방파제이고, 그 방파제의 높이는 반도체 수출이 정한다.

데스크의 판단

첫째, 국면 규정. 미국 10년물 5%는 재정 공포보다 연준 경로의 재가격이 먼저 만든 숫자다. 전쟁 이후 2년물 +1.25%포인트, 10년물 +0.99%포인트, 최근 2주 2년물 +0.43%포인트 대 30년물 +0.16%포인트 — 곡선은 짧은 쪽이 끌고 있다. 그 사슬의 첫 고리는 유가다. 한국에서 이 충격은 ‘3고’가 아니라 ‘2고와 방파제’로 도착했다. 금리(국고채 3년 4.025%)와 물가(8월 3.1%)는 올랐지만 환율은 반대 방향이고, 그 덕에 원화 표시 유가는 4월 평균보다 6% 낮다. 청구서는 국고채 금리와 외국인의 반도체·채권 매도로 왔다.

둘째, 반증 조건. ① 원/달러 1,435원 — 이 선을 넘으면 지금 유가에서 원화 표시 유가가 4월 평균을 넘고, 방파제 가설은 폐기되며 ‘3고’가 완성된다. ② 연준 인상 이후에도 미국 30년물·10년물이 2년물보다 빠르게 오르면(곡선 가팔라짐) 주인이 기간 프리미엄으로 바뀐 것이고, 그때 한국의 다음 전선은 3년물이 아니라 10년물(4.536%)이다. ③ 호르무즈 통항이 하루 7척에서 두 자릿수로 회복되고 서부텍사스산원유가 90달러 아래로 내려오면, 짧은 쪽을 민 사슬의 첫 고리가 풀린다.

셋째, 시간표. ① 9월 17일 새벽 3시 FOMC 결정과 새 점도표 — 인상 여부보다 연말 점도표가 한 번인지 두 번인지, 그리고 결정 직후 2년물과 30년물 중 어느 쪽이 더 움직이는지 ② 9월 21일 관세청 9월 1~20일 수출 — 원화 방파제의 수위를 정하는 반도체 달러 ③ 9월 30일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 물가 —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물가 ④ 10월 1일 산업통상부 9월 수출입 동향 ⑤ 10월 22일 금융통화위원회 — 격차 1.00%포인트와 근원물가 3.4% 앞의 3.25% ⑥ 매일의 호르무즈 통항 척수와 원/달러 1,435원. 원화가 버티는 동안 청구서는 금리로 온다. 원화가 꺾이는 날, 청구서는 기름값으로 한 장 더 온다.


본 칼럼의 미국 금리 수치는 연방준비제도 H.15(9월 11일 종가) 기준이며, 9월 14일 장중 5.014%는 블룸버그 보도 기준이다. 미국 통화정책은 연준 6월 경제전망·7월 29일 결정문, 인상 확률은 CME 페드워치(9월 14일 보도 기준, 시장 가격에서 역산한 값이지 예측이 아니다), 국제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 서부텍사스산원유 종가와 미국 에너지정보청 브렌트 현물 기준이다. 한국 수치는 연합뉴스 채권 시세(9월 11일·14일 마감)·국가데이터처 8월 소비자물가·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산업통상부 8월 수출입 동향, 코스피·투자자별 매매는 한국거래소 확정 집계 기준 데스크 실측으로 장 마감 직후 보도치와 다를 수 있고,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 기준이다. 원화 표시 유가는 데스크가 거래일별 서부텍사스산원유 종가(뉴욕)와 같은 날짜의 서울 환율 종가를 곱해 산출한 값이다. 한국 시장에 대한 판단은 데스크 자체 분석으로, 인용 기관의 견해가 아니다. 본 칼럼은 특정 상품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니라 구조적 시황 진단을 목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