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6%p 상향, 그 의미와 시장 파장

■ 무슨 일이 벌어졌나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6%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상향이다. 동시에 전략적·전술적 자산배분 허용 범위도 한시적으로 ±8%포인트 안팎까지 넓혀, 실질 보유 한도는 30% 근처까지 열렸다. 1분기 국내 주식 수익률은 21.6%로 집계됐다.

■ 왜 중요한가

국민연금은 그동안 코스피의 가장 큰 잠재 매도 압력원으로 지목돼 왔다. 자동 리밸런싱 룰 탓에 지수가 오를수록 비중을 맞추기 위한 기계적 매도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그 룰 자체를 손본 것이다. 6월 말 유예 만료를 앞두고 한꺼번에 쏟아질 매물 부담이 분산되고, 하루 리밸런싱 한도까지 축소됐다는 점에서 단기 수급의 결을 바꾸는 정책 변곡점에 가깝다. 다만 김성주 이사장이 “방향 전환이 아니라 현실화”라고 선을 그은 대목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공적연금 운용 원칙과 단기 수급 안정 사이의 줄타기가 이번 결정에 응축돼 있다.

■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직관적으로는 호재다. 가장 큰 잠재 매도자가 매수 여력을 가진 큰손으로 돌아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늘 KOSPI는 전 거래일보다 3.1% 올라 8,452선까지 치솟았고, 5일 평균(8,154) 위에서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차트를 들여다보는 분석가의 눈에는 단기 추세가 한 단계 위로 올라서는 모습으로 비친다. 다만 수급을 추적하는 입장에서 보면 결이 달라진다. 같은 날 KOSPI 시총 상위 10종에서 외국인은 약 1.5조원 규모로 순매도를 이어갔고, 기관 합산도 매도 우위였다. 국민연금의 한도 확대가 외국인의 환매를 곧바로 메워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차원의 질문인 셈이다.

■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시스템의 리스크 가디언은 여전히 4단계 중 1단계, ‘주의’ 수준의 경계 신호를 유지하고 있다. 변동성 지수(VKOSPI)는 34.6으로 다소 내려왔으나 역사적 기준으로는 아직 높은 편이고, 원/달러 환율은 1,504선까지 올라서며 구조적 상승 추세를 다시 확인시켰다. 2021년 사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당시에도 국민연금이 허용 범위를 넓힌 직후 글로벌 긴축이 겹치며 이듬해 국내 주식 수익률이 -22.7%까지 밀린 적이 있다. 단기 수급의 안도와 구조적 환율·변동성 부담을 함께 저울에 올려두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